서촌만의 색채로 채운 집

2025-01-14     리빙센스

그저 동네가 좋아 이곳에 살기로 결정했다는 안정미 씨. 막연하게 그리던 그녀의 집은 고객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지점을 찾아주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나 지극히 실용적이면서 서촌만의 색채를 갖춘 공간이 되었다.

문 하나도 버리지 않고 리폼하여 유니크한 현관문을 탄생시킨 노르웨이숲.
흔한 아치형 대신 삼각형으로 모양을 낸 오픈형 문. 지붕이 뾰족한 건물이 유독 많은 서촌이라는 동네 특성을 반영했다.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
모든 사람이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거나 인테리어에 해박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근 후 돌아온 그곳이, 가족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공간이 조금 더 보기 좋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안정미 씨는 첫 리모델링을 노르웨이숲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서촌에 매료되어 집을 덜컥 계약했지만, 정작 공간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막막했던 정미 씨. 그때 그녀의 아들이 인터넷에서 ‘인테리어 업체’ 대신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키워드로 센스 있게 검색한 끝에 ‘노르웨이숲’을 찾았다. “기왕이면 서촌과 가까운 곳이면 했거든요. 동네를 잘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마침 서촌과 인접한 북촌에 노르웨이숲의 사무실이 있었고, 첫 상담부터 안정미 씨는 금세 마음을 빼앗겼다. “고객의 니즈대로 맞춰준다는 곳이 대부분이잖아요. 노르웨이숲은 오히려 단호하게 아닌 건 아니라고 분명하게 방향성을 잡아주는 모습에 더 신뢰가 갔어요.” 한국 주거 공간에 가장 흔한 조합인 화이트&우드. 마찬가지로 비슷한 장면을 떠올리던 의뢰인에게 노르웨이숲이 제안한 콘셉트는 ‘서촌의 다채로운 색을 품은 집’. 그렇게 화이트가 아닌 은은한 연보라 컬러의 벽지가, 일자 원목마루 대신 빈티지한 셰브론 마루가, 무몰딩 대신 앤티크한 몰딩이 가미되어 지금의 아기자기하면서 특색 있는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남들과 똑같은 선택을 했으면 얼마나 재미없었을까 종종 생각해요. 멋진 제안에 감사드리죠(웃음).” 안정미 씨는 생애 첫 리모델링에 더없이 만족해하며 그동안 꿈꾸었던 서촌에서의 일상을 누리는 중이다.
 

안정미 씨와 아들이 서로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마주 보고 있다.
안정미 씨가 “자연광이 들어오면 색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라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낸 은은한 라벤더 컬러 벽지. 옅은 색감의 셰브론 원목마루와 꽤나 조화롭게 어울린다.
안정미 씨의 아들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가로 폭이 좁은 이 공간에서 구현해 낼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동선을 위해 공사 막판까지 적절한 폭의 세면대 수전을 찾는 데 공을 들였다.

 

콘셉트가 ‘서촌의 다채로운 색깔을 품은 집’이었어요. 

이를 위해 공간의 첫인상을 결정 짓는 현관문에서 

시작해 주방의 포인트 월, 화장실에 컬러를 적극 들이고, 

한옥이 많은 동네 특성을 가미해 드레스 룸의 문 역시 

아치형보다는 삼각으로 처리해 이 집만의 특색을 살렸습니다.

 

 패턴이 과감한 아이리시 그린의 포세린 대리석을 포인트 월로 가미한 주방. 국내에선 시공 케이스가 드문 소재라고. 안정미 씨 집만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포인트 요소다.
주방에서 바라보는 순간조차 기분이 좋도록 화사한 컬러를 화장실에 가미했다. 화장실과 주방이 가까운 이 공간의 구조적 단점을 보완한 탁월한 선택.

일상에 깃든 디테일의 힘
이름에서 짐작되듯 노르웨이숲은 실용적인 북유럽 디자인을 펼치는 인테리어 스튜디오다. “디자인과 실용성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결국 저희는 후자를 택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보기에만 그럴듯한 공간이 아닌, 살기 좋은 집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런 철학에 시공까지 진행하는 턴키 회사라는 장점이 더해져 설립 14년째로 접어든 요즘은 두 번째 집 리모델링을 의뢰하는 경우가 잦다. 트렌드를 좇는 디자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지만, 정석대로 꼼꼼히 시공한 집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빛나기 마련. “시공 협력업체들과 벌써 14년째 손발을 맞춰오며 경조사도 서로 챙길 정도로 신뢰가 두텁죠. 덕분에 소통도 잘되는 편이라 공사 후 의뢰인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고객의 집을 시공할 때 ‘만약 내가 이곳에서 산다면 어떨 것인가?’라는 가정을 하는 노르웨이숲. 그런 마인드 덕분에 감리 기준이 꽤 까다로운 편인데, 가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늘 감사하다. 또한 공장에서 찍어내듯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비록 수는 적더라도 각각의 밀도를 높이는 작업 방식 덕분에 고객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하다. 안정미 씨 집 역시 살림을 깔끔하게 하는 고객의 성향을 반영해 주방 상부장을 과감하게 없애는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전문가의 세심한 손길로 꼼꼼히 완성한 집에서 안정미 씨는 언젠가 될지 모르는 다음 리모델링도 노르웨이숲과 함께하는 미래를 그린다.

빈티지한 도어 손잡이가 달린 스메그 냉장고. 이 또한 노르웨이숲이 의뢰인에게 제안한 선택지로, 안정미 씨의 살림이 더해지니 한층 정겨운 풍경이 되었다.
살림을 워낙 깔끔하게 유지하는 정미 씨. 그녀의 성향을 파악했기 때문에 이처럼 과감하게 상부장을 없앤 주방을 권할 수 있었다.

CREDIT INFO

editor권새봄

photographer김잔듸

디자인·시공 노르웨이숲@nwd_offici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