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 INSS 최안순 대표와 함께 성장한 집

2025-08-04     리빙센스

집은 삶의 방향을 닮는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INSS@inss_seoul의 최안순 대표@vivihaus1는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우며, 그 흐름에 따라 공간의 여백을 완성해 가고 있다.

크고 작은 화분으로 생기를 더한 홈 오피스. 직접 제작한 INSS의 화분 스탠드가 식물과 조화를 이룬다.
홈 오피스 한쪽에 앉아 있는 최안순 대표의 반려견, 테리. ‘껌딱지’처럼 그녀 곁을 지킨다. 이곳에는 비트라Vitra의 레이온네이지 무랄Rayonnage Mural 선반과 앤트레디션&Tradition의 베티Betty 벤치를 두었다.
사바 이탈리아Saba Italia의 픽셀 모듈 소파Pixel Module Sofa를 놓은 거실. 플랜테리어로 자연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화분을 놓은 테이블은 타일을 붙여 만든 것. 아르텍Artek의 룸 디바이더 스크린 100Screen 100을 활용해 식물을 걸어두었다.

집이라는 캔버스에 더한 취향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INSS를 운영하는 최안순 대표. 어느덧 함께한 지 9년 차가 된 남편, 반려견 테리와 함께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한 지는 2년 6개월 전. 신혼집으로 마련한 전셋집에서 약 6년간 살았는데, 사회 초년생을 갓 벗어난 당시엔 디자인보다는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이 가장 중요했다. 또, 완전한 내 집이 아니라는 생각도 커서 취향껏 꾸며보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지금 생각하면 조금 아쉬워요. 어쨌든 그 집에서 흘러간 시간도 내 삶이었는데, 그 안을 저만의 방식대로 채웠다면 더 즐겁지 않았을까요? 이젠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는 순간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전의 경험은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는 데 분명한 기준이 되어주었다. 최안순 대표는 좋아하는 것들을 유연하게 담을 수 있도록, 마감재와 디테일한 완성도에 집중하며 집을 고급스러운 도화지처럼 리모델링했다. 몰딩을 없애고 벽면은 모두 흰색 페인트로 칠했다. 층고도 기존 2.3m에서 2.5m로 높여 개방감을 주었다. 현관 복도를 지나면 마주 보이는 방은 원래 안방이었지만 지금은 홈 오피스로 쓴다. 인테리어 당시 재택근무 중이던 최안순 대표가 가장 애정을 쏟은 곳이다. 문을 유리로 바꿔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들었고, 내력벽은 노출콘크리트를 그대로 살려 화이트 톤의 벽면과 어우러지게 해 상업 공간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존 드레스 룸을 철거한 자리엔 냉장고와 커피머신을 두어 작은 카페처럼 꾸몄다. 미식을 즐기는 부부는 주방도 섬세하게 설계했다. 냉장고가 있는 벽면과 인덕션을 설치한 아일랜드 하단에는 수납장을 마련했다. 콘센트를 내장한 아일랜드 상판, 아이패드 거치용 홈과 USB 충전 기능을 갖춘 플로팅 후드를 선택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주방을 완성했다.

 

같은 회사에서 만나 이제는 함께한 지 9년 차가 된 부부.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든든한 동반자다.
거실에 둔 USM 모듈 수납장. 컬러 선택의 폭이 넓어 만족스러운 아이템으로, 해외 여행을 다니며 사 모은 귀여운 피규어와 소품들을 전시해 두었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즐기는 것이 힐링이라는 최안순 대표와 남편. 부부의 취향을 담은 주방의 세심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주방의 왼쪽에는 히든 도어로 감춰진 보조 주방 겸 세탁실이 자리한다. 엘리카Elica의 바이오 아일랜드Bio Island 플로팅 후드를 설치했고, 무토Muuto의 커버 카운터 스툴Cover Counter Stool의 넉넉한 시트가 편안함을 더한다.

발맞춰 자라는 공간
최안순 대표는 이제 ‘아쉬움이 남는’ 물건은 들이지 않는다. 예전엔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일단 타협하며 구매한 적이 많았다고. 하지만 결국엔 원하는 제품으로 다시 바꾸는 일을 반복하면서, 처음부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가구와 소품을 고르는 기준이 생겼다. 다각형 책상, 타일을 붙인 테이블처럼 독특한 가구뿐 아니라, 식물로 집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조율하기도 한다. 행잉 플랜트로 벽을 채워 생기를 불어넣고, 큼직한 잎사귀의 식물로 묵직한 안정감을 더한다. “회사에 다닐 때 받은 스트레스를 식물을 돌보며 해소했어요. 점차 그 개수가 늘어나며 물 주는 것이 일상의 루틴이 되었죠. 또, 화분을 고를 때는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쓸 수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을 중요시해요.” 물건의 본래 용도를 유연하게 확장해 쓰는 것도 최안순 대표의 즐거움 중 하나다. 룸 디바이더에 식물을 걸어두거나 담요에 구멍을 내어 커튼처럼 사용하고, 화병을 펜꽂이로 활용하기도 한다. “정해진 물건의 쓰임에서 확장해 생각하면 공간을 훨씬 재미있게 꾸밀 수 있죠.” 이렇게 집을 완성하는 과정은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예전엔 에너지 충전을 위해 예쁜 카페나 호텔을 찾았다면, 지금은 조용한 집에서 일을 할 때 가장 큰 만족을 느낀다. “편집숍을 운영하며 직접 아이템을 고르고, 집에서 하나씩 사용해 보며 공간을 채워가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삶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 요즘 가장 큰 행복이에요.” 그렇게 이 집은 최안순 대표와 함께 성장했다. 그녀의 취향이 점차 또렷해지고, 삶이 단단해지면서 공간 역시 그에 맞춰 천천히 변화했다. 언젠가는 마당이 있는 집을 직접 짓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 지금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이 집에서 천천히, 그 꿈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귀여운 오브제를 올려둔 스트링 퍼니처String Furniture의 선반.
카페처럼 연출한 홈 오피스. 텍타Tecta M21 테이블이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한쪽에는 레어로우Rareraw 스테인리스 선반과 브레빌Breville의 920 커피머신을 두었다.

CREDIT INFO

editor신문경

photographer김잔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