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만의 보석, 도하
천 년 이상 장구한 역사의 품에서 초현대적인 면모를 뽐내는 도하의 문화 예술계는 괄목할 정도로 성장 중이다. 그 중심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는 아이샤 나세르 알 소와이디Aisha Nasser Al Sowaidi는 자신의 관심사인 과거의
유산과 현재와의 관계성을 토대로,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이해할 수 있는 명소들을 엄선했다.
근원에 관한 깊은 성찰
아이샤 나세르 알 소와이디는 카타르 태생의 다학제적 디자이너다. 현대 예술 공간이자 레지던시인 ‘파이어 스테이션(Fire Station 도하)’의 소속 작가 겸 큐레이터로 활동하다, 지금은 카타르 국립박물관 산하기관인 ‘리완 디자인 스튜디오 앤 랩’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떠오르는 문화 중심지로서 카타르의 위상을 높이는 데 보람을 느낌과 동시에, 창작에도 매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녀의 작품은 고향, 향수, 그리고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다. 일례로 2018년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에 출품한 반사 설치(Reflective Installation) ‘당신의 상태(The State of You)’는 당시 10년 만에 인구가 3배나 급증한 도하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변함없는 고유성을 탐구했다. 또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VIP 라운지의 ‘센트럴 미드칸(Central Midkhan)’은 전통 향로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카타르의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우드(Oud)와 카다몬 향을 발산하며, 안식처로 돌아온 것 같은 포근함을 전한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 개인의 기억과 변모하는 도시라는 거대한 서사를 그만의 언어로 풀어내며, 문화적 정체성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아이샤 나세르 알 소와이디가 본 도하의 매력
“카타르의 수도를 넘어, 전통의 숨결과 현대의 역동적인 리듬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풍경은 창작자들에게 풍부한 영감의 원천 그 자체다. 세계적인 수준의 박물관들과 창의 산업 관련 기관들은 상호 교류와 소통을 촉진하며 새로운 가능성의 싹을 틔운다. 특히,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 깃든 문화적 다양성은 각자의 독창성에 불을 지피고, 시너지를 발휘한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National Museum of Qatar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될 거예요. 사막의 ‘데저트 로즈’를 모티프로 삼아 웅장하게 솟아오른 건축물은 그 곡선과 각도 하나에도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죠.” 장 누벨의 설계로 2019년 완공된 박물관은 지역성이 혁신적으로 꽃피운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방문 시에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이 필수다.
문의 nmoq.org.qa
이슬람 미술관 Museum of Islamic Art
2008년 개관해 한 차례 리노베이션을 거친 이곳은 도하 코르니쉬(Doha Corniche) 끝자락에 위치한 인공섬에 자리하며, 페르시아만의 광활한 수평선을 마주하고 있다. 7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방대한 컬렉션을 소장한 덕에 이슬람 유산이 가진 총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미술관 복도를 장식한, 수 세기에 걸쳐 계승된 정교한 패턴과 예술적 기교는 창의력을 한껏 고취시키죠.”
문의 mia.org.qa
리완 디자인 스튜디오 앤 랩 Liwan Design Studios and Labs
므셰이레브(Msheireb) 다운타운에서 창작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연결하는 주요 허브다. ‘리완’이란 안뜰을 의미하는 아랍어로, 미드센추리 모던 건축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물은 과거 카타르 최초의 여학교였다고. 그녀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이곳에서 디자인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과 더불어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문의 liwan.org.qa
이담 바이 알랭 뒤카스 IDAM by Alain Ducasse
“도하 최고의 레스토랑이에요. 컨템퍼러리 프랑스 요리와 카타르의 풍미가 어우러진 곳으로, 이슬람 미술관 최상층에서 감상하는 스카이라인의 근사한 파노라마는 식사의 감동을 배가시킵니다.” 《미쉐린 가이드 도하 2025》에서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알랭 뒤카스의 세련된 요리와 필립 스탁의 초현실적인 디자인이 전례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문의 idam.com
수크 와키프 Souq Waqif
전통시장을 뜻하는 ‘수크’는 현지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장소이자 도심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대표 관광지다. 오래된 건축물 사이로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에는 금, 향신료, 향수, 직물, 골동품 등 이색적인 볼거리로 가득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이 외에도 호텔, 식음 공간, 모스크가 한데 모여 일종의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을 지닌다.
문의 souqwaqif.qa
CREDIT INFO
freelance editor유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