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공간까지 아름답도록
“집은 가족의 보금자리라고만 여겼는데, 요즘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을 해요.” 지난 5월 6주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신혼집에 입주한 구하나 씨 부부는 새집에서의 ‘집콕 생활’이 즐겁다. 넓은 평상, 풍부한 조명, 밀실 같은 작업실, 우드와 화이트가 공존하는 따뜻한 분위기까지 원하던 모든 것이 집에 실현되다니!
부부가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아끼는 공간은 서재다. 남편은 넓은 우드 슬랩 테이블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프리랜서인 아내는 서재 한쪽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3D 디자인 작업을 한다. 자그맣게 격자창을 내단 가벽을 사이에 두고 따로 또 같이 공존하면서.
“남편은 책과 카메라 장비가 많아서 수납공간이 넉넉한 서재가 필요했고, 아내는 좁은 공간에서 집중이 잘된다고 하셨어요. 방 2개를 하나로 터서 넓은 서재를 만들고 그 안에 아내 분을 위한 작업실을 함께 디자인했죠.”
부부의 신혼집을 연출한 로멘토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혜숙 디자이너는 이들의 요구를 아름답게 표현하면서도 합리적인 공간을 계획했다. 작은 작업실 양옆에 빛이 적당히 통하는 가벽과 유리블록이 배치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고, 수납장 내부에 콘센트를 매립해 청소기를 비롯한 전자 기기까지 말끔히 수납한다.
조명에 유리한 인테리어
“조명 부자가 되고 싶어요.” 부부는 조명이 다양하고 밝은 분위기에 할머니 집 같은 친근함도 원했다. 콘셉트를 정의하자면 ‘밝은 레트로 스타일’. 집주인 부부의 속뜻을 파악한 디자이너는 조명의 개수를 늘리기보다는 자연광과 빛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수납장과 복도를 따라 간접조명을 넣고, 곳곳에 레트로풍의 유리 디자인을 더했다.
작업실 뒤편의 유리블록, 다용도실의 모루 유리 도어를 비롯해 현관의 중문과 주방 상부장의 슬라이딩도어 모두 불투명한 유리가 시야를 적절히 가려주면서도 아른아른한 빛의 산란과 잔상을 만들어낸다. 평상과 바닥에 밝은 우드 톤의 마감재를 사용하니 자연광이 은은하게 머문다.
맑은 빛이 포근하게 내려앉은 정다운 신혼집에 머무는 동안 부부는 취미가 다양해졌다. 창 너머 보이는 양재천의 새 무리를 관찰하고, 꽃시장을 다니며 식물을 알아가는 중. 집이 최고라며 자발적 집콕족을 택한 부부는 일상 속에서 추억을 쌓아간다.
CREDIT INFO
editor 김의미 기자
photographer 김덕창
디자인,시공 로멘토 디자인 스튜디오(www.romentor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