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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는 도쿄 여행에서 구매한 거울과 이케아의 행어를 설치했다. 자동차 2대, 오토바이 2대, 전기자전거 1대를 보유한 라이더 부부의 열쇠 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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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한쪽에 코르크 벤치를 두어 자주 쓰는 헬멧을 진열한다.


스토리가 있는 물건, 나만의 취향이 드러나는 물건을 모아
컬렉션을 만들다 보면 재미난 추억거리가 생겨요. 
심사숙고해서 가치가 있는 물건을 발견하고 간직하면
시간이 지나 가치가 상승하는 행운이 따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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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벚꽃길에 사는 최민영, 김지석 씨 부부의 거실. 식물을 분갈이해 배치하고, 커튼의 길이를 수선하고, 소파의 커버를 새로 하는 등 최민영 씨의 아기자기한 셀프 인테리어 솜씨가 빛나는 공간이다. 러그는 모두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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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시스템 선반의 맞은편은 TV와 액자들로 꽉 찼다. 가장 큰 액자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알타임 죠가 그린 작품으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마시멜로맨 캐릭터를 표현한 것.


조명은 영국에서부터 썼던 브랜드 앵글포이즈로 맞췄어요. 펜던트 조명과 스탠드 램프, 플로어 조명, 벽등까지 전부요. 얼굴이 그려진 주황색 스툴은 프랑스의 국민 작가로 떠오른 장 줄리앙과 함께하는 누누(NouNouⓡ)의 제품이에요. 제 친구들의 브랜드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장만했습니다.

가운데 책을 읽는 캐릭터 포스터는 스위스의 독립 출판사 Nieves의 굿즈. 그 밖에도 다양한 나라의 아트 포스터를 비롯해 신문과 잡지에서 수집한 그림, LP 커버로 액자를 만들었다.

가운데 책을 읽는 캐릭터 포스터는 스위스의 독립 출판사 Nieves의 굿즈. 그 밖에도 다양한 나라의 아트 포스터를 비롯해 신문과 잡지에서 수집한 그림, LP 커버로 액자를 만들었다.

주방  입구 상단의 선반 부분. 티포트와 캐릭터 소품들로 유쾌하게 연출했다.

주방 입구 상단의 선반 부분. 티포트와 캐릭터 소품들로 유쾌하게 연출했다.

세팅 전이라 보관만 하고 있는 JBL4312 스피커를 가구로 쓰는 중. 선물 받은 테라리엄과 향수를 올려두고 있다.

세팅 전이라 보관만 하고 있는 JBL4312 스피커를 가구로 쓰는 중. 선물 받은 테라리엄과 향수를 올려두고 있다.

얼굴이 그려진 스툴은 프랑스의 작가 장 줄리앙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재영이 함께 론칭한 브랜드 누누의 제품.

얼굴이 그려진 스툴은 프랑스의 작가 장 줄리앙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재영이 함께 론칭한 브랜드 누누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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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시절부터 월 시스템 선반에 대한 로망을 가져온 김지석 씨는 이사 직후 레어로우의 시스템 모듈을 들였다. 종종 선반의 배열과 소품의 위치를 바꾸곤 한다. 플로어 조명과 벽등은 모두 앵글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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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빈티지 체어와 원형 테이블을 두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책은 10년 전 발행되었던 잡지 <캐비넷>. 당시로선 획기적으로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직접 인터뷰한 국내 디자인 서적이었다.


소장한 책들 중엔 제 작업물도 있어요. 잡지를 직접 디자인하고 싶어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유학을 마친 직후였던 2009년,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창간한 잡지 <캐비넷>에 합류했었죠. 하이메 아욘, 드리스 반 노튼을 비롯한 20명의 디자인, 리빙 크리에이터들을 만나기 위해 전 세계를 다니는 프로젝트였는데요. 갓 귀국한 때라 반지하방에 살면서 열심히 작업했던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입니다.

주방 입구 내력벽과 기둥을 활용해 선반과 아일랜드를 맞췄다. 가구 브랜드를 막 시작한 지인에게 부탁해가며 고민을 많이 했던 공간이라 애착이 많이 간다. 김지석 씨는 종종 이곳에서 간단한 업무를 처리한다.

주방 입구 내력벽과 기둥을 활용해 선반과 아일랜드를 맞췄다. 가구 브랜드를 막 시작한 지인에게 부탁해가며 고민을 많이 했던 공간이라 애착이 많이 간다. 김지석 씨는 종종 이곳에서 간단한 업무를 처리한다.

침실 입구 오른쪽에 세워둔 거울 앞은 부부의 단골 포토존.

침실 입구 오른쪽에 세워둔 거울 앞은 부부의 단골 포토존.

색색의 자개 모빌과 펜던트 조명으로 연출한 창가.

색색의 자개 모빌과 펜던트 조명으로 연출한 창가.

이케아 주방 가구와 을지로에서 구매한 천장등을 매치한 주방.

이케아 주방 가구와 을지로에서 구매한 천장등을 매치한 주방.

제가 다녀본 집 중 가장 눈, 코, 입이 많네요. 이 많은 토이와 그림은 누가 모았나요? 지석 거실의 시스템 선반 쪽은 제 공간이고요, 맞은편의 액자도 주로 제가 고른 거예요. 둘 다 토이를 모으는데 저는 나사(NASA)가 제공하는 이미지나 <스타워즈> 같은 우주 영화와 관련한 아이템을 좋아해요. 민영 남편은 사는 걸, 저는 만드는 걸 좋아해요. 프라 모델을 조립하고 레고를 맞추는 건 제가 해요. 진짜 제 취향은 저의 작업실에 모아놨어요. 베어브릭이랑 카우스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소장 가치가 높은 큰 사이즈들 위주로 모으고 있어요. 디즈니랜드에 가면 또 빈손으로 떠나질 못해요. 모으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 예쁜 걸 차마 두고 올 수 없어서 이렇게 됐네요.

인테리어는 어느 분의 취향인가요? 지석 제가 결혼 전부터 살았던 집이에요. 2015년 연말에 집을 사면서 기본 공사를 했었어요. 오래된 빌라라 벽과 바닥의 마감재를 새로 하고, 주방이랑 욕실을 고치고, 불필요한 벽을 헐었고요. 처음엔 거실에 가구라고는 시스템 선반밖에 없었고 비치 체어만 두고 살았어요. 그러다가 물건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2017년 결혼을 하고 아내가 이사 오면서 인테리어가 조금씩 바뀌었죠. 군데군데 포인트 컬러와 식물이 더해졌고, 아내가 조명과 스위치도 직접 달았어요. 민영 남편이 이 집을 구해서 혼자 살 때엔 제 의견을 더하지 않았어요.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었는데 제 취향에도 잘 맞았고, 그때도 예쁜 집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사를 오면서 커튼 색도 바꾸고, 침실 벽도 파란색으로 페인팅해 컬러풀해졌죠.

캘리포니아킹 사이즈 침대를 두면서 안방의 포인트 월을 흰색 벽지로 도배했다. 톡톡 튀는 패턴의 키티버니포니의 캔버스와 침구를 함께 매치했다.

캘리포니아킹 사이즈 침대를 두면서 안방의 포인트 월을 흰색 벽지로 도배했다. 톡톡 튀는 패턴의 키티버니포니의 캔버스와 침구를 함께 매치했다.

주방 안쪽에 숨어 있는 최민영 씨의 작업실. 주방과 연결된 작은 방을 개조해 작업대와 수납장을 배치했다.

주방 안쪽에 숨어 있는 최민영 씨의 작업실. 주방과 연결된 작은 방을 개조해 작업대와 수납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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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자수, 손뜨개, 비즈공예에 모두 능한 금손 최민영 씨만의 아늑한 작업 공간.

안방 입구에 걸린 선글라스 보관함은 최민영 씨가 미싱 작업한 것. 여행 중에 발견한 디자인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빨간색 스위치도 최민영 씨가 직접 교체했다.

안방 입구에 걸린 선글라스 보관함은 최민영 씨가 미싱 작업한 것. 여행 중에 발견한 디자인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빨간색 스위치도 최민영 씨가 직접 교체했다.

셀프 페인팅을 하고, 소품에서도 인테리어 고수의 느낌이 납니다. 관련한 일을 하고 계시나요? 민영 광고 CF의 미술팀에 속해서 여러 브랜드와 일을 해요. 보통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밖에서 광고 작업을 하고, 나머지는 집에 있는 작업실에서 제 브랜드를 꾸려가고 있어요. 작년부터 취미삼아 ‘저스트핸즈’라는 브랜드를 시작했거든요. 비즈나 손뜨개로 만든 액세서리와 키트를 직접 개발해서 판매도 하고 있어요. 지석 영국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고 지금은 존스앤로켓이라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유망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론칭과 성장을 돕는 역할이죠. 최근엔 컬렉터들을 대상으로 한 커머스 플랫폼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토이, 자동차, 시계, 빈티지 소품을 모으는 유명 컬렉터들의 이야기와 노하우를 담고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들을 소개하는 형식이에요.

취향이 비슷한데 취미도 같나요? 민영 라이더 부부입니다. 오토바이를 타요. 봄에 제주도로 오토바이 여행을 다녀왔어요. 지석 실은 제가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서 아내에게 선물을 했어요. 같이 타자고. 아내는 원래 전기자전거를 탔는데 오토바이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제 전략이 통했죠! 날씨가 좋은 주말엔 꼭 아내와 드라이브를 해요.

짝짜꿍이 잘 맞는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지석 인스타그램으로 알던 사이인데, 제가 먼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커피 한 잔 하자고. 민영 저희가 바로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수혜자예요!(웃음) 


집은 가장 나 같은 곳이에요. 이렇게 뭐가 많은 게 딱 저 같아요.

촬영 현장에서 버려질 뻔한 아크릴 장을 집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 작은 피규어와 레드 립을 모으는 그녀의 수납장이 되었다.

촬영 현장에서 버려질 뻔한 아크릴 장을 집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 작은 피규어와 레드 립을 모으는 그녀의 수납장이 되었다.

요즘 부부답네요! 가구에도 이런 재밌는 사연이 있나요? 마침 주방 쪽의 노란 곰돌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지석 추운 겨울이었어요. 자주 가는 마트 옆 공터에 하리보 젤리 진열대가 며칠째 방치되어 있었어요. 버려진 건가? 그냥 둔 건가?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데이터를 수집하다가 어느 날 딱 결심을 했죠. 오늘 밤 12시까지 안 가져가면 우리가 쓰자! 그렇게 데려왔어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영 샤워실로 바로 넣어서 목욕시켜주고 지금은 컵을 보관하며 유용하게 쓰는 중이에요.

그렇게 살림이 하나 둘씩 늘기 마련인데, 물건 정리는 어떻게 하세요? 민영 물건 종류가 다양해서 아무리 청소를 해도 먼지가 쌓이는 부분이 많긴 해요. 청소도 자주 하려고 하고, 큰 가구가 생기거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인테리어를 조금씩 손보고 있어요. 지석 저는 잘 버리고, 아내는 못 버리는 성격이에요. 주방 안쪽에 서재 겸 게스트 룸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내의 드레스 룸으로 쓰고 있어요. 빈티지 숍같이 물건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엔 하나를 사면, 가지고 있던 하나를 버리자는 원칙을 만들었어요. 되도록 지키려고 합니다.

연말과 새해를 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집과 관련한 이야기면 더 좋습니다. 지석 내년에 이사를 하겠다는 목표로 집을 알아보고 있어요. 주차할 마당이 있는 주택으로요. 집과 관련한 국내 TV 프로그램과 해외 사례를 찾아보고, 새로 집을 지은 친구네에도 가볼 예정이에요.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제 소장품도 한데 모으고, 컬렉터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집에 마련하려고 해요. 민영 겨울은 특히 뜨개질을 하기 좋아서요. 요즘은 러그와 커튼을 직접 떠볼 수 있도록 키트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연말을 맞이해 기쁘고 신나는데, 이 마음을 계속 가지려고 해요.

 

CREDIT INFO

editor 김의미 기자

photographer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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