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을 부부로 만들어준 집
겨울에 우연히 들른 집 덕분에 이듬해 봄 부부가 된 김유빈, 박철원 씨(@u_nan). 광고회사 동료로 만나 2년간의 사내 연애 중 박철원 씨의 집 근처 신축 아파트를 구경한 게 발단이었다. 3m에 달하는 높은 층고와 산이 내려다보이는 거실 뷰에 반해 덜컥 신혼집부터 마련한 것. 생각만 하던 결혼은 입주 날짜가 정해지자 현실이 되었고 3개월 만에 결혼 준비와 신혼집 꾸미기 미션을 동시에 해냈다. 밤낮 구분 없이 일하는 날이 많아 아늑한 홈 오피스의 역할을 겸할 카페 같은 집을 콘셉트로, 다이닝 룸에 커다란 식탁과 작은 홈 바를 마련했다. 기존 구조가 워낙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편이라 두 사람의 감성과 취향을 반영한 홈 스타일링에 신경을 썼다. 직업의 특성상 광고 기획자인 아내가 일을 벌이면 아트디렉터인 남편은 실행과 수습을 담당했다.
BAUHAUS, DREAM-HOUSE
부부는 20세기 디자인의 시작이라 불리는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전시’를 보기 위해 독일로 휴가를 떠날 정도로 현대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편. 거실에 걸어둔 바우하우스 전시 포스터는 베를린 현지에서 고민하며 구매한 부부의 최애 아이템이다. 단순히 공간을 채우는 소품이 아니라 훗날 바우하우스의 아름답고 실용적인 가치가 담긴 집을 지어 살고자 하는 다짐을 굳게 만드는 존재라고. 결혼 전까지 10년간 자취 생활을 했던 아내 김유빈 씨에게 ‘집’이란 바쁜 일상에 쉼을 위한 작은 아지트였다. 그런 그녀에게 결혼이라는 새로운 서사는 나와 사랑하는 이가 함께할 ‘미래가 담긴 공간’을 만들 첫 경험을 가능케 했다. 기능으로만 존재하던 집이 삶의 중심이 된 것. “가꾸는 만큼 좋아지는 공간, 미래를 꿈꾸게 하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 철학이 담긴 공간과 훗날 아이에게 물려줄 가치가 있는 가구를 하나씩 들이면서 앞으로 두 사람이 맞이할 삶의 방향을 그려가는 중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드림하우스를 꿈꾸며.
CREDIT INFO
editor 전지연 기자
photographer 김덕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