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마이징 주방 가구를 선보이는 브랜드 ‘MMK(Museum of Modern Kitchen)’는 단순한 가구 판매를 넘어 경직된 주방 공간을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문화를 제시한다. MMK가 가구와 함께 제안하는 건 요리하고 싶은 주방, 사람이 모여드는 주방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가치다.

레트로한 컬러와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의 센추리 라인이 전시되어 있는 B존.
레트로한 컬러와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의 센추리 라인이 전시되어 있는 B존.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시대의 도래

원하는 컬러와 수납공간을 직접 짜 맞추는 모듈 가구 열풍이 가구 시장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가전 역시 커스터마이징이 당연해졌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대량생산 제품을 구매하는 시대가 지나고, 고객이 기업에게 원하는 상품을 요청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팬데믹 이후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비자들이 획일화된 디자인과 불필요한 기능까지 덤으로 구매하는 일을 더 이상 참지 않는 이유도 있을 테다. 주방 가구도 마찬가지다. 어느 집이나 비슷비슷했던 붙박이 가구는 이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런 마음을 간파한 주방 가구 전문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왼쪽부터)MMK의 김희진 브랜드 디렉터, 이미진 키친 디렉터, 박기민 대표.
(왼쪽부터)MMK의 김희진 브랜드 디렉터, 이미진 키친 디렉터, 박기민 대표.

 

절제된 디자인의 미학을 보여주는 무빙 라인.
절제된 디자인의 미학을 보여주는 무빙 라인.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주방

키에 맞지 않는 싱크대, 평범한 수전, 부족한 수납공간, 하얀색이거나 혹은 아니거나. 이미 시공되어 있는 주방을 마주하면 으레 드는 생각들이다. 어찌 된 일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탁이나 소파, 침대 같은 가구는 신중하게 고르면서도 주방 가구만은 참고 쓰는 경우가 많다. 구매 의사 결정이 전부인 가구나 소품과 달리 주방은 철거, 디자인, 시공까지 손을 대면 일이 커지기 때문이다. 큰맘 먹고 시간과 돈을 들여도 다른 집과 비슷한, 그럭저럭 괜찮은 주방이 완성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MMK가 커스터마이징 주방 가구 브랜드로서 컬러부터 자재, 구성부터 사이즈까지 최대한 고객의 취향을 반영하기로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커스터마이징은 디테일로 승부한다

커스터마이징의 매력은 디테일에 있다. 보이는 곳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의식하지 않아도 불편함 없이 사용하면서 매 순간 만족할 수 있는 디테일이 충족되면 지출이 아깝지 않다. 이른바 ‘돈 쓴 보람’이 있는 주방만 가질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과감히 지갑을 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MMK의 진가는 사용했을 때 더 잘 드러난다.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고객의 의견이 반영된다. 손잡이를 고정하는 투박한 디자인의 나사가 그대로 드러나는 문 안쪽 면은 직접 제작한 전용 피스를 부착해 가렸다. 서랍이나 선반을 열었을 때 보이는 내부 자재도 선택할 수 있다. 기능 위주로 시공되던 주방에선 등한시하던 부분이지만 MMK는 오히려 이 부분을 주목했다. 겉으론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사용하는 사람은 매일 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직접 사용하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 MMK가 만들고자 하는 건 바로 이런 제품이다.

 

우드 컬러와 손잡이 등의 마감재를 직접 볼 수 있는 쇼룸.
우드 컬러와 손잡이 등의 마감재를 직접 볼 수 있는 쇼룸.

 

나무 고유의 결이 살아 있는 에센셜 우드 타입. 차분한 온기가 느껴진다. 에센셜 라인 우드 타입과 컬러 타입이 전시된 A존. 쿠킹 클래스나 커뮤니티 활동, 협업 제품 판매도 겸하는 공간이다.
나무 고유의 결이 살아 있는 에센셜 우드 타입. 차분한 온기가 느껴진다. 에센셜 라인 우드 타입과 컬러 타입이 전시된 A존. 쿠킹 클래스나 커뮤니티 활동, 협업 제품 판매도 겸하는 공간이다.

 

MMK의 주방학개론

Q MMK만의 프로세스가 궁금해요. 어떤 과정을 통해 주방이 완성되나요?
우선 1차 킥오프 미팅을 통해 고객의 성향과 니즈를 파악해요. 가견적을 검토하고 난 뒤엔 2차 미팅을 통해 설계 계약과 실측을 하고요. 3차 미팅에선 고객에게 맞는 디자인 방향을 제안하고 예상 스케줄을 안내합니다. 그후 3차 미팅에서의 기획 설계를 토대로 디자인을 디벨롭하고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는 4차 미팅을 가져요. 레이아웃이나 스타일링, 도면 등의 디테일도 이때 공유하게 되고요. 5차 파이널 미팅에선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도면화하고 발주 도면을 확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시공을 하게 되죠. 계약이 이루어진 시점부터 총 5~6주 정도가 소요됩니다.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만족도입니다. 과하다 느껴질 만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담당 디자이너가 내비게이터가 되어 시공 후 발생하는 고객 요청 사항까지 완벽하게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굉장히 디테일한 과정을 통해 진행되네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옵션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디자인은 정제된 무드의 에센셜, 미드센추리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센추리,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무빙 라인 3가지로 구분돼요. 16개의 컬러와 3종의 오크 우드, 2종의 메탈 마감재, 6가지 손잡이 타입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디자인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디테일도 빼놓지 않아요. 안감의 색이 예쁜 옷을 입은 날엔 옷을 입을 때나, 벗을 때나 행복한 기분이 들잖아요? 저희 가구를 사용하는 고객들도 그런 즐거운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가구 내부의 자재 선택이나 결합 부위 나사를 가려주는 전용 피스 등 디테일한 부분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디자인이나 마감 등의 디테일을 세심하게 살피면서도, 가구 그 자체보다 새로운 주방 문화를 제시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계신다고요.
문화라는 건 행동이나 생활양식, 그리고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어요. 흔히 가구를 볼 때 형태나 미감으로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름답고 예쁜 것은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적인 부분은 수단일 뿐이고 그를 통해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구의 진정한 역할인 거죠. 저희가 제품 그 자체보다 완성된 주방에서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시간들에 더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Q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지네요. 계획하고 계신 일들이 있으세요?
현재 후암동 쇼룸에서 고객들을 위한 C존을 준비 중입니다. 쇼룸과 협업 제품 전시, 커뮤니티 공간을 겸한 A존, 본격적으로 제품을 둘러보고 플래닝을 받을 수 있는 B존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공간인데요. 그 공간에서 키친 웨어, 컬래버레이션 라인, 퍼니처 라인 등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환경적인 부분에서 이루어보고 싶은 부분은 재활용인데, 이사 갈 때도 가져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주방 공사를 하게 되면 기존의 가구는 대부분 폐기된다는 걸 아시나요? 보통의 주방 가구에는 재활용할 수 있는 자재가 거의 없기 때문인데, 최소한 내부의 캐비닛만이라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소재의 제품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시크하고 쿨한 무드의 에센셜 라인 메탈 타입. 오른쪽에는 선과 면을 자유롭게 조합한MMK의 철제 트롤리가 놓여있다.
시크하고 쿨한 무드의 에센셜 라인 메탈 타입. 오른쪽에는 선과 면을 자유롭게 조합한MMK의 철제 트롤리가 놓여있다.

 

쇼룸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브랜드의 식기류. MMK에서만만날 수 있는 협업 제품들도 구매할 수 있다.
쇼룸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브랜드의 식기류. MMK에서만만날 수 있는 협업 제품들도 구매할 수 있다.

 

정교한 마감을 보여주는 MMK 제품 내부.
정교한 마감을 보여주는 MMK 제품 내부.

 

 

CREDIT INFO

editor 장세현

photographer 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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