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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꼭 지키는 루틴이 있다. 습관이라기엔 강박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아무리 바쁘고 촉박한 출근 시간이라 할지라도 끝내 이 짓을 하고야 만다. 바로 커피를 내려서 텀블러에 담는 일이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출근길 운전 중에 마실 음료가 필요하고, 커피값도 아낄 겸 10분의 시간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좋아하는 원두 500g 한 봉지를 사면 한 달은 족히 나니까. 경제적인 측면 말고 다른 이유도 있다. 잠이 덜 깬 아침,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아주 손쉬운 방법이다. 고소한 원두 향기가 코끝에 닿으면 그날의 시작이 한결 산뜻해진다. 마지막으로 이 행위를 고집하는 건 하루에 적어도 한 개의 일회용 컵을 덜 쓸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도 회사에 지각하는 도덕적 해이는 근절해야 한다).

며칠 전 기사를 봤다. 오는 12월부터 정부에서 일명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시행한다고 한다. 카페에서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구매할 경우 보증금 300원을 내야 하고,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제도다(제주도와 세종시에서 우선 시행한 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반납하면 돈을 돌려받기야 하지만 이를 위해 매번 매장을 찾는 것도 번거롭다. 가슴속에 누구나 텀블러 하나쯤은 품고 다녀야 편하다는 말이다. 과연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 컵은 한 해에 얼마 정도 될까?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용한 일회용 컵은 무려 10억 개가 넘는다. 다시 말하지만 ‘주요 카페와 패스트푸드점만’ 대상으로 한 결과다. 작은 매장과 식당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수배에 이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 약 4000만 명이 하루에 최소 하나의 일회용 컵을 덜 써도, 얼마나 많은 자원을 아낄 수 있을까? 계산은 독자 여러분께 맡기겠다.

자, 이제 텀블러를 골라볼 차례. 에코백만큼이나 남용되는 아이템이 텀블러다. 일회용품처럼 쓰지 않으려면 나에게 잘 맞는 단 한 개의 텀블러가 필요하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고르는 기준을 적어본다. 먼저 입구의 크기를 체크하자. 입구가 너무 좁으면 세척하기에도, 얼음을 넣기에도 불편하다. 위생이 중요한 만큼, 반드시 손으로 수세미를 넣어 세척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인지를 확인해보자. 6~7cm 정도면 적당하다. 너무 넓어도 차 안에 거치하기 어렵다. 두 번째로 들고 다니기 편한 디자인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스트랩이 달려 있는 형태를 선호하는데, 짐이 많을 땐 새끼손가락에만 스트랩을 걸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제품을 거쳐 정착한 제품이 락앤락의 메트로 투웨이 텀블러. 이것만 3년째 쓰고 있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색깔과 용량은 당신의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단, 뚜껑을 닫으면 밀폐가 잘 되었는지 꼭 확인하자. 무심코 가방에 넣었다가 몇 번씩 커피 홍수를 겪었던 건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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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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