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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5일, WGNB 백종환 대표와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임태희 대표에 이어 리디톡의 바톤을 건네받은 세 번째 연사는 국내를 대표하는 주거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로 거듭난 샐러드보울 스튜디오의 구창민 대표다. 2025년 완공 예정인 하이엔드 주거시설 ‘레이어 청담’의 공간 디자인,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 설계 등을 맡으며 고유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그는 공간 디자이너로서 그 무엇보다 주거 공간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다.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에서 완벽한 결과물로 승부를 건다는 구창민 대표의 노하우를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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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인테리어를 공간 디자인의 바탕으로 삼는 구창민 대표.

Keyword 1 도약을 위한 3요소

저는 디자이너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를 갖춰야 된다고 생각해요. 진정성, 창의성, 무결성, 이렇게 3가지 요소를 매일같이 머릿속에 기억하고, 이에 부합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요. 우선 진정성이란 디자이너가 지닌 가치관을 일관성 있게 지켜 나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에요. 따라서 디자이너가 영위하려는 가치관의 형성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으려는 내면의 일관성이 필요해요. 창의성은 쉽게 말하면 관계가 없는 것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령 아파트와 자동차처럼 서로 관계없는 두 사물 간의 연결성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논리를 만들어 시각화시키는 게 디자이너의 역할이죠. 디자이너는 이 창의적인 작업을 일상화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무결성, 완벽해야 합니다. 에너지를 쏟아서 해야 되는 일이라면 정말 누구와도 타협할 수 없는 무결함, 완벽함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3가지만 지키면 지금 단계를 넘어서는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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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내용을 메모할 수 있도록 제작한 엽서들.

Keyword 2 미래의 집

최근에 맡았던 레이어 청담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2025년 완공 예정인 하이엔드 주거시설의 공간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그때 제가 던진 키워드가 바로 ‘감각을 설계하다’였습니다. 하이엔드로 가기 위해서는 1차원적이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떠나서 감각의 측면을 건드려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촉감이나 향, 소리, 분위기를 뿜어낼 수 있는 다양한 감각을 공간에 스며들게 했죠. 이례적으로 오픈한 지 2개월 만에 전 세대를 모두 분양했어요.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하이엔드 주거는 으리으리한 대리석과 장식으로 꾸민 상품이었다면 여기에서는 정말 ‘다름’을 느꼈다”고 하셨거든요. 좀 더 본질적이고 영감을 주며 가치 있는 경험을 줄 수 있는 집. 저희가 생각하는 집의 하이엔드, 미래의 집의 모습을 투영한 프로젝트였죠.

샐러드보울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주거의정수를 담은 레이어 청담 프로젝트.

샐러드보울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주거의정수를 담은 레이어 청담 프로젝트.

샐러드보울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주거의정수를 담은 레이어 청담 프로젝트.

샐러드보울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주거의정수를 담은 레이어 청담 프로젝트.

 

MAIN PROJECT

청담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해 강남의 랜드마크로 떠오를 하이엔드 주거 시설 ‘레이어 청담’은 샐러드보울 스튜디오 구창민 대표가 지닌 하이엔드 주거에 대한 철학을 여실히 투영한 프로젝트다. 눈에 보이는 시각에만 치중하기보다 손과 발에 닿는 촉감부터 향, 소리 등 다양한 감각을 설계한 공간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하이엔드 주거’의 본질적인 정의를 새롭게 제시해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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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아늑하고 따뜻하게 설계한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

Keyword 3 뛰어노는 미술관

지금의 샐러드보울을 있게 해준 또 다른 프로젝트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이에요. 학생 때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바로 이곳에서 ‘상공간스러운’ 공간이 아닌 집처럼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의뢰가 왔어요. 건축가나 공간 디자이너 중에서 주거 디자인을 기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저는 주거 공간 속에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요. 주거 디자인을 정말 잘해야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의 어린이미술관은 새하얀 병원 같고 소리도 내면 안 될 것 같은 무거운 공간이었어요. 저희가 공간 설계를 맡았을 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타일이 아닌 원목마루를 깔고, 포근한 가구, 따뜻한 빛의 조명으로 공간을 꾸며서 아이들이 편안해지는 어린이미술관을 완성했죠. 이 모든 프로젝트들이 주거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주거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느낀 디자인 언어를 상공간, 미술관 등 다양한 영역들에 역으로 적용했기 때문이에요. 주거 인테리어가 정말 중요한 영역이라 느꼈고 앞으로도 더 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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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리디톡 현장.

Keyword 4 첫 번째 미팅

저는 모든 미팅의 단계가 한 번에 이루어져요. 첫 번째 미팅 때 완성된 결과물부터 소재, 스타일링까지 다 같이 제안하죠. 디자이너의 언어로 그 집을 풀어내는 가장 완벽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해야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쉽고 클라이언트도 결정하기가 쉬워요. 단계별로 나눠서 하나씩 설득해나가는 과정은 그만큼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많이 개입되고, 그러다 보면 처음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거든요. 좋은 디자인을 하고 싶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첫 미팅 때 결과물을 내십시오. 저는 디자인이란 그럴듯한 게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하고 계속 묻고 답하는 과정을 겪어야 하죠. 그리고 생각이 길면 용기도 사라집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오히려 그 일을 잘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뭐든지 마음을 먹으면 단순하게 단칼에 그냥 하십시오.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CREDIT INFO

에디터 이승민

photographer 엄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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