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IN YOUR TRUNK?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인 8월,〈리빙센스〉편집장과 에디터들의 트렁크 속에는 어떤 물건들이 담겨 있을까.
편집장 심효진, 도심 속 완벽한 쉼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휴가는 쉼이 아니라 막노동에 가까운 에너지가 투입되는 ‘일’이 됐다. 물론 여행지는 우리 부부가 고르지만, 아이들을 위해 촘촘히 짠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온다. 하늘이시여. 이 작은 사람들은 왜 지치지도 않는지. 그렇다고 휴가를 ‘하기 싫은 일’로 치부하긴 싫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법. 올해의 목적지는 후쿠오카로, 도심을 활보해야 한다. 그렇다면 ‘초큼’ 멋을 내서 스타일리시하게 다녀볼까. 리조트룩 말고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시티 투어룩’을 꿈꾸며 휴가 아이템을 골랐다. 가볍고 시원한 소재의 팬츠와 셔츠, 빨강 테 선글라스, 매듭으로 완성한 그물스러운 가방까지. 여기에 투명한 젤리 슈즈를 신고 후쿠오카 시내를 깡총깡총 뛰어다닐 생각을 하니 이번 휴가는 왠지 작년보다 더 행복할 것 같다. “얘들아, 엄마 못 알아보면 안 돼~"
에디터 송정은, 파리 아트 투어
이번 여름휴가는 파리에서의 아트 투어다. 올해 9월 이후 휴관하고 약 5년 동안 재단장에 들어갈 예정인 퐁피두센터를 시작으로 4년간의 긴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그랑 팔레의 벌룬 뮤지엄Balloon Museum, 요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물 위에 떠 있는 세라믹 설치작품, 셀레스트 부르시에-무주노Celeste Boursier-Mougenot의 전시가 한창인 피노 컬렉션, 여러 번 파리를 찾았지만 늘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노트르담대성당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이번 여행은 오로지 예술적 감성 충전을 위한 여정이다. 트렁크에는 편안하면서도 클래식한 룩을 완성해 줄 스웨이드 뮬과, 방문한 전시의 브로슈어와 입장권, 사진 등을 정리할 수 있는 아카이빙 파일 5개를 담았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파리에서 피부를 지켜줄 촉촉한 발림성의 자외선차단제, 에디터의 시그니처 메이크업을 위한 블러셔, 그리고 최근 사랑에 빠진 향기를 담은 보디&헤어 디스커버리 키트까지. 이 정도면 아트 투어를 위한 준비로 충분하다.
에디터 김소연, 수집과 기록을 위한 여행
‘기억은 흐려지고, 기록은 남는다.’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훈련이라고 생각하는 에디터에게 이번 휴가는 감각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시간이다. 목적지는 일본 오카야마현의 소도시, 구라시키. 운하를 따라 희뿌연 회벽의 오래된 창고와 목조 건물들이 이어지고, 그사이로 버드나무가 흐드러진다.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골목과 짙은 녹음으로 물든 여름 풍경, 물가를 따라 스치는 바람까지, 감정이 머무는 순간을 포착하기에 더없이 충분한 곳이라 생각했다. 그런 장면 앞에서는 한 장의 사진, 한 줄의 문장, 한 자락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다. 그래서 트렁크에는 필름카메라, 연필과 노트, 그리고 생각을 머물게 해줄 책 한 권을 담았다. 디지털보다 느리고, 감정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나만의 여행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관찰자이자 수집가로서 떠나는 이번 여름. 가장 기대되는 건 그곳에서 마주할 찰나의 감각들이다.
에디터 신문경, 루틴을 지키는 워케이션
출장이라는 이름의 여행. ‘취재’ 혹은 ‘리서치’라는 이유로 떠났지만, 빠듯하게 일만 하다 돌아오기엔 어쩐지 아쉽다. 낯선 곳에 머무는 동안에도 잠깐의 여유와 나만의 업무 리듬은 잃고 싶지 않기 마련. 노트북 대신 가볍고 슬림한 아이패드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하고, 콘센트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멀티탭을 챙긴다. 이동이 잦은 일정 속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 조합은, 낯선 공간에서도 익숙하게 업무를 이어가게 해준다. 일과를 마친 후, 편안한 휴식을 위해서는 분위기를 갖추는 일도 중요하다. 은은한 조도의 미니 무드등은 늦은 밤 이메일을 보내거나 책을 읽을 때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시원한 나뭇잎과 장미 향이 어우러진 향수는 숙소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채운다. 조용한 방 안,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긴장을 풀어주고, 피로로 메마른 피부엔 히알루론산 앰풀로 수분을 채워주는 것이 필수다. 가장 추천하는 아이템은 키보드와 작지만 풍성한 소리를 전하는 스피커!
editor송정은
photographer김잔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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