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의자가 많아야 한다”는 박승진 소장의 철학이 담긴 풍경. “앉을 의자가 없다면, 그건 잘못된 공원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처럼 그는 공원의 본질을 ‘머무름’에서 찾는다.

조경 건축가 박승진 소장은, 공원이야말로 근대에 들어 인류가 일군 대단한 진보라고 말한다. “나는 지금도 그런 아쉬움이 있어요. 길을 걷다 보면 도시가 사람들한테 너무 야박한 거야. 이유 없이 잠시 머무를 공간이 이렇게 적다는게요.”

"우리나라는 유독 비가 많이 오잖아요. 그런 만큼 공원을 찾는 데 날씨가 제약이 되기도 하죠. 저는 일부러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 날에는 부러 출근도 안 하고 이곳을 찾아요. 비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구조물 아래에서 우산을 접고 의자에 앉아 음악을 틉니다. 그 소리와 빗소리가 만들어내는 하모니에 천천히 귀를 기울이면, 봄날의 촉촉한 정취가 마음 깊이 스며들죠. 여러분도 오목공원에서 그런 특별한 여유를 누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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