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원의 고독한 애주가 1
한 잔의 경계를 넘다
한국 술의 글로벌화를 위한 고민들
안지원 대표 @g1heritage
국내 최초 한옥 호텔 브랜드인 락고재 한옥 컬렉션@rakkojaeofficial의 경영자로,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융합해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경영 대학교인 스위스 로잔호텔경영학교에서 학사, 뉴욕대학교에서 석사, 홍콩폴리텍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락고재의 서브 브랜드로 하우스오브헤리티지@houseofheritage.official를 론칭하여 주류에 한국의 유산을 담아내는 새로운 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이 질문은 내가 한국 술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고민의 출발점이다. 한류의 확산은 전 세계에 걸쳐 한국의 음악, 드라마, 음식, 그리고 화장품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한국의 주류 산업은 이 글로벌 한류 열풍에서 아직까지 그만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나는 그 이유가 바로 ‘글로벌 문법’의 부재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술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형식과 언어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한국적인 개성을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K-팝은 전통 국악이 아니라 글로벌 팝의 문법 위에 한국적인 요소를 얹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K-드라마 역시 한국적인 스토리텔링에 보편적인 서사구조를 접목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한국 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통주인 막걸리나 소주는 한국인에게는 익숙하지만, 세계인의 시선에서는 새로운 맛과 개념으로 다가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주류 카테고리 속에 한국적인 정체성을 녹여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KORI Gin’이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글로벌 스탠더드인 진Gin의 제조 방식을 따르면서, 한국 고유의 보태니컬과 이야기를 결합해 탄생했다. 예를 들어 복분자, 유자, 오미자, 그리고 인삼 같은 한국의 향과 맛을 담아 진이라는 형식 안에서 한국을 표현했다. 이렇게 탄생한 코리진이 단순히 술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대표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자리 잡기를 꿈꾸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국 술이 세계인의 입맛에 다가갈 수 있을까? 먼저 한국 술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혁신을 동시에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글로벌 문법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술을 세계에 소개하려면, 전통주뿐 아니라 글로벌 주류의 문법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야 한다. 둘째,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한국적인 자연, 문화, 역사와 결합한 이야기를 술 한 병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술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산다. 셋째, 디자인과 브랜딩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시각적 매력은 성공의 핵심이다. 현대적 감각과 한국적인 미를 결합한 브랜딩이 필요하다.
이 칼럼의 제목 ‘고독한 애주가’는 일본의 인기 드라마〈고독한 미식가〉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한 남성이 혼자 음식을 먹으며 그 순간의 맛과 감정을 깊이 음미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나 역시 혼자 술을 마시며 한국 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세계와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술 한 잔을 앞에 두고 떠오르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질문들이 마치 혼자만의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는 순간과도 같다. 이 칼럼을 통해 그런 고독한 순간의 사색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하지만 이 칼럼은 단순히 한국 술의 글로벌화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 술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뿐 아니라, 전 세계 술 문화와 주류 트렌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전과 기회를 살펴보려 한다. ‘고독한 애주가’는 술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애정에서 출발했지만, 그 속에는 한국 술의 미래를 향한 고민과 비전이 담겨 있을 것이다.
editor김소연
photographer안지원하우스오브헤리티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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