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일상에 물든 색
어떤 이에게 집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리빙 브랜드 모르하우스를 운영하는 신여록 씨 부부가 대구에 마련한 신혼집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생활 리듬과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든 곳이다.
함께 생활하는 방법을 찾아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신여록 씨는 졸업 후 1년간 리빙 스타일리스트 팀에서 일하며 가구의 매력에 눈을 떴다. 그 무렵부터 러그 등 홈 데코 아이템을 직접 구상해 보기도 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변화가 찾아오며 ‘집콕’, ‘집 꾸미기’가 유행하던 시기에 리빙 브랜드 ‘모르하우스@morlhaus’를 론칭하게 되었다. 간결한 디자인에 밝고 따뜻한 색감을 입힌 모르하우스의 제품들은 그녀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쨍한 고명도보다는 버터 빛 노랑이나 저명도의 핑크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을 좋아해요.” 그녀가 추구하는 감각은 자연스럽게 신혼집에도 스며들었다. 결혼 전에는 서울의 원룸에서 지내던 시절도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일과 생활을 모두 해결하려다 보니 점점 지친 나머지, 결국 결혼 후에는 부부의 고향인 대구로 이사를 왔다. “처음엔 사무실만 얻고 각자의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했어요(웃음). 당시에는 트롤리나 조명, 액자 같은 자그마한 소품을 모으며 신혼집 인테리어를 상상했죠.” 이런 소소한 상상이 쌓여서 지금의 알록달록한 신혼집이 만들어졌다. 집은 부부의 일상을 바꾸었다. “집이 넓어지고 각자의 공간이 생기니, 서로 부딪히는 일이 훨씬 줄었어요. 작업 공간도 따로 마련할 수 있게 돼 자연스럽게 일도 집 안에서 하게 되었고요.” 신여록 씨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거실. 처음엔 부부가 함께 방 안에서 작업했지만, 답답한 느낌이 들어 사각 테이블을 거실 창가에 배치해 작업 공간으로 사용한다. “소파를 중심에 두고 공간을 나누니 활용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자연스럽게 생활 공간도 분리되었고요. 예전에는 거실 소파에 누워 쉬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실은 일상을 보내는 곳, 침실은 온전히 쉬는 곳이 되었죠.”
솔직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
“예전엔 저 혼자 쓰는 물건만 골랐다면, 이제는 남편의 생활 습관이나 동선까지 고려하게 됐어요.” 거실의 분홍색 모듈 소파도 그런 고민 끝에 고른 것이다. 서로 다른 형태를 조합한 이 소파는 배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유연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고, 스웨이드 소재가 공간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인테리어를 할 때는 색뿐 아니라 소재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같은 색이라도 재질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상을 주거든요. 결혼 전부터 사용하던 원형 유리 테이블을 이 집에 놓았더니 너무 차가운 느낌이라 정리했어요. 지금은 이 분홍색 소파가 초록빛 철제 조명, 흰 벽과도 잘 어우러져 정말 만족스러워요.” 넓은 주방은 신여록 씨에게 새로운 취미를 선물해 주었다. “주방 공간이 넓어지니 자연스럽게 요리에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쿠킹 클래스에 참여하고, 손님을 초대해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일도 즐기게 되었죠.” 요즘엔 말차 라테를 만들어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마시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일상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작은 오브제에도 애정을 담는 그녀. 기분 좋은 아침 식사 시간을 만들어주는 미시사(MISHISA)의 원목 트레이와 액세서리를 정리해 주는 푸에브코(PUEBCO)의 안경 모양 트레이가 최근 가장 아끼는 소품. 컬러 하나로 공간에 새로운 결을 더하는 신여록 씨는 도어 색을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캐비닛도 직접 디자인했다. “가구는 한 번 들이면 오랜 시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잖아요. 계절이 바뀌거나 기분이 달라질 때마다 가볍게 변화를 줄 수 있는 가구를 만들고 싶었어요.” 가장 멋진 집은 집주인의 생활과 취향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는 신여록 씨. 그녀는 자신이 오래 머무는 자리에 어떤 색과 감촉을 더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많이 보고, 많이 사고, 때로는 실패도 해봐야 비로소 내 취향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취향은 ‘나를 얼마나 잘 아는가’에서부터 시작되죠.” 작은 컵 하나, 화병 하나를 고를 때조차 좋아하는 색과 형태를 놓치지 않는 그녀. 두 사람의 고유한 생활 리듬이 깃든 곳에서, 신여록 씨의 신혼 일상은 알록달록하게 물들어가고 있다.
editor신문경
photographer김잔듸·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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