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STARS
자신만의 궤도로 끊임없이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선우정아라는 별.
별은 정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딘가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이 우주는 그 자체로 얼마나 경이로운지. 하지만 우리는 굳이 먼 하늘을 바라보지 않더라도, 자신의 내면에서 또 다른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음악하는 선우정아도 마찬가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별처럼, 선우정아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노래하고 곡을 쓰며 음악과 관계 맺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덕에 최근에는 스스로 체감할 만한 음악적 성장도 이뤄냈다. 이제는 구태의연한 표현 없이도 이름만으로 설명이 되는 뮤지션으로 자리 잡은 그녀. 그 모습은 수많은 별들이 저마다 고유의 궤적을 그려가는 모습과 닮았다. 그녀가 내면을 떠도는 수많은 감정과 조우하며 만든 앨범. 선우정아 정규 앨범<너머>에는 ‘what the hell’처럼 발산되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는가 하면, ‘기도’처럼 지극히 고요한 에너지도 공존한다. 이런 양면적인 감정 모두 선우정아이기에, 하나의 앨범을 2개의 파트로 나눈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달의 앞면만 보고 우리가 달을 완전히 알게 되었다고 착각할 수 없듯이. 7월에 발표된 파트 1에 이어 3개월 뒤 발표된 파트 2까지 모두 감상하면 그녀 안의 작은 우주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듣는 이가 스스로의 내면과도 대면했으면 좋겠다는 선우정아. 별처럼 계속 나아가는 그녀와 <리빙센스>가 만났다.
정규 앨범 <너머>. 파트 1에 이어 파트 2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파트 1에서 등장한 일명 우주의 먼지들, 즉 별이 파트 2에도 나타납니다. 첫 트랙 ‘Used Star’에서는 생성된 지 오래되어 빛을 잃어가는 별을 사람의 인생에 빗대어 봤는데요. 그럼에도 별은 별이니깐요. 마냥 어둡기보다는 즐길 수 있는 사운드로 꾸몄습니다. 이어서 ‘욕심’이라는 화려하게 만개한 별이 등장해요. 세 번째 트랙은 어쩌면 반짝이던 과거의 나를 향한 감정일 수도 있는 ‘시샘’인데요. 다음 곡 ‘Too Late’에서는 별이 폭발하는 순간의 강렬한 에너지를 담았습니다. 편곡도 가장 대규모로 들어갔죠. 소멸이 있다면 생성이 있으니깐요. 마지막으로 ‘기도’라는 곡이 등장합니다.
모든 곡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라 보아도 될까요?
모두 제 안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번 앨범의 주제가 ‘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함’이라 더더욱 그렇죠. 다만 저는 대중음악가이기에 그대로 발표하면 사람들이 도망가 버릴 것 같은 감정들은 재가공했어요. 특히 파트 2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감정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이 곡을 듣고 사람들이 노래에 잠식되어 버리지 않았으면 했죠. 다만 공감과 위로를 받아갈 수 있게요.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랄까요? 더 아름답고, 다가가기 쉽게요.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어머니들이 출연한 ‘기도’의 뮤직비디오가 무척 인상적이더군요.
‘기도’는 사실 추모곡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은 아니었어요. 음악이 완성된 이후에 회사에서 뮤직비디오를 연출할 감독으로 영화 <너와 나>조현철 감독님을 추천해 줬고, 저 또한 노래를 잘 담아주실 거라는 확신을 느끼고 결정했습니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어머니들이 출연한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결정했고요. 다만 감독님께 너무 절절하기보다는 담백하게 그려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야 더 많은 이들에게 좋은 감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깐요. 삶과 죽음은 물론 어떤 감정이 마무리되는 순간에도 들어보면 좋은 곡이에요.
한 앨범을 만들며 동시에 다음 음악의 결을 떠올린다는 인터뷰를 보았어요. 선우정아의 다음 앨범에는 어떤 음악이 담길까요?
아마 다음 앨범은 조금 더 판타지가 가득한 음악이 될 것 같아요. 3집 앨범을 마무리하며 떠올렸던 것과 비슷한 결이죠. 별이 보이지 않더라도 우주 어딘가를 떠돌고 있듯, 그때 만들어진 음악도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거든요. 물론 어느 순간 또 다른 별이 지금이라며 튀어나올 수도 있으니, 바뀔 가능성도 무궁무진합니다(웃음).
여전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떤 힘 덕분일까요?
좀 더 나답고 싶었어요. 그래서 힘은 들지만 그냥 그렇게 가기로 결정한 거죠. 지금 자리에 고여 있고 싶지 않았으니깐요. 저는 제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아직도 기대되거든요. 물론 익숙한 것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요. 그저 저는 머물지 않기로 선택을 했다는 차이일까요.
모두 제 안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번 앨범의 주제가
‘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함’이라 더더욱 그렇죠
익숙한 곡이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도 있었을까요?
1년 전에 정말 오랜만에 3집 앨범을 첫 트랙부터 끝까지 쭉 들어봤습니다. 대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도망가자’라는 곡이 실린 앨범인데요. 그러다 보니 다른 곡은 상대적으로 덜 듣게 되었거든요. 발표한 당시에는 늘 그렇듯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아쉬움이 크기도 했고요. 이제는 그런 기록물을 남겼다는 사실이 뮤지션으로서 굉장히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일상에서 나를 소소하게 행복하게 만드는 건?
좋은 소금과 올리브유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해요. 하나 더 꼽자면 맛있는 커피인데요. 맛있는 커피를 매일 한 잔씩 마시는 건 저에게 너무너무나 소중한 루틴이 됐어요. 3가지 모두 유일하게 마음껏 사치를 부리는 영역이죠.
꽤 오랜 시간 뮤지션으로 활동했는데 아직도 노래하는 게 즐거우세요?
음악이 절망감을 안겨주고,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게 만드는 때도 분명 찾아옵니다. 그럼에도 노래가 저에게 주는 행복감이 무척이나 커요. 비록 빈도는 적을지라도. 그래서 때론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배우 정우성 님의 말을 빌려(웃음), “진짜 너무 짜릿해, 언제나 최고야”로 답하고 싶어요.
꿈을 이루고자 달려 나가는 이들에게 한마디를 해준다면?
부디 건강하세요. 이것 외에는 와닿지 않은 말들이 대부분일 거예요. 누군가와 같은 나이대로 살아보았다고 하여 그 시기의 고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기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운데요.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정신이 피폐해지는 많은 이유 중에는 신체적 문제도 있으니깐요. 젊음이 영원할 것 같은 그 시기에 건강을 잘 챙기세요.
남은 2024년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나요?
<너머>의 피지컬 앨범 발매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음원 사이트에는 공개하지 않은 곡들도 담을 예정이라 작업이 조금 남아 있죠. 단독 콘서트라는 큰 미션도 해결해야 하고요. 계획된 것들을 잘 마무리하고 나면, 좀 더 먼 미래에 대해 방향성을 설정해 보는 시간을 가질 듯합니다.

'선우정아'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는
<리빙센스>의 스포티파이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or권새봄
photographer김연제
장소 협조눅knook.co.kr 압구정 도산점
스타일링이로운@beneficiallll
메이크업안희정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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