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Light, Loving Deep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오랜 시간 스스로의 삶을 가볍게 다듬어온 리빙 인플루언서인 새호마이@sahomaee 씨.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면서 단단했던 일상에도 자연스러운 틈이 생겼다. 가볍게 살고 깊이 사랑하며 완성해 가는 오늘의 집 이야기.
심플하게 산다는 것은 모든 물질적 편의를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가볍고 좀 더 깊이 있는
삶을 산다는 뜻이다.”_《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가족을 위한 일상 여백
“심플하게 산다는 것은 모든 물질적 편의를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가볍고 좀 더 깊이 있는 삶을 산다는 뜻이다.”_《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이 문장을 만난 순간, 새호마이 씨는 불필요하게 채워온 일상을 처음으로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비워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덜어낼수록 삶이 더 선명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심플하게 산다》같은 책들을 읽어내며 미니멀 라이프를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지 어느덧 10년. 처음에는 꽤 극단적인 방법론을 적용해 보기도 했다. 침실엔 매트리스와 전신 거울, 30벌의 옷이 전부였고, 욕실에는 비누 하나와 소창 수건 3장만을 두었다. 3개월 동안 33벌의 옷과 잡화로 살아가는 ‘333 프로젝트’부터, 새 물건을 하나 들이면 반드시 2개를 내보내는 규칙까지 실천해 봤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내가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삶일 때 마음이 가벼워지고 안정감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도 가장 먼저 한 일 역시 ‘덜어내기’였다. 수납공간이 가득했던 기존 아파트의 구조를 과감히 덜어내고, 선을 정리해 여백을 남기는 데 집중했다. 탁 트인 거실을 꿈꿨지만 평수의 한계가 있었기에, 벽 한쪽을 반 층 낮추고 유리창을 시공하는 방법을 택했다. 덕분에 거실과 아이의 놀이방이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전보다 훨씬 넓고 열린 공간이 완성됐다. 주방도 마찬가지다. 과감하게 상부장과 양쪽 붙박이장을 모두 없애고 내력벽 쪽으로 수납을 몰아넣었다. 그렇게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자리에 네모반듯하게 매만져진 주방이 자리 잡았다. 미니멀 철학은 집의 컬러 팔레트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새호마이 씨는 스스로를 ‘무채색 인간’이라 말한다. “방사선사로 하루 종일 흰 가운을 입고 흑백의 의료 영상을 들여다보니, 어느새 취향을 넘어 뼛속까지 무채색 인간이 되어 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녀의 집은 화려한 색도, 과한 장식도 없다. 그 대신 담백하고 차분한 무채색이 공간을 채우며, 일상의 소음과 번잡함을 잠재워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처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가족의 일상을 담아낼 여백을 남겨두는 일. 새호마이 씨가 오랫동안 지켜온 미니멀 라이프는 지금 이 집에서도 다정하게 이어지고 있다.
비움과 채움, 그 사이의 균형
가구 하나, 소품 하나를 들일 때에도 새호마이 씨는 쉽게 결정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 온 만큼, 그저 보기 좋은 것보다는 쓰임새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질 물건을 고르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 가구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의 물건이지만 잠깐의 귀여움에 머무는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스며들고 오래도록 아름다울 가구를 찾기 위해 수없이 고민했다. 하지만 끝내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 못할 때는 결국 스스로 손을 움직였다. 거실에 놓인 원목 책상과 의자는 사포질과 페인팅을 거쳐 블랙 컬러로 리폼했고, 놀이방 한쪽에 자리 잡은 주방 놀이 장난감도 시트지를 덧붙이며 금속의 질감을 살려 모던하게 바꾸었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밝은 색 매트를 깔 수밖에 없었지만, 공간이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부피감 있는 블랙 소파를 더해 단단하게 무게중심을 잡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미니멀 라이프를 고수해 오던 그녀에게도 어느새 작은 변화가 스며들고 있다. 누군가와 온전히 함께 살아가고, 자신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생기면서부터 비워내는 규칙도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무채색을 좋아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언제나 생각보다 훨씬 더 생기와 변화로 가득하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는 집에는 그런 다채로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작은 색을 하나씩 더해보기로 했다. 아이의 손길이 머무는 알록달록한 장난감, 가족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버건디 컬러의 트롤리, 부드러운 촉감의 패브릭처럼. 이렇게 색과 형태, 다양한 촉감들이 차곡차곡 더해지며 집 안에도 온기가 스며들고 있다. 비움과 채움, 무채색과 색감, 그 사이 어딘가의 균형을 찾아가며 새호마이 씨는 오늘도 가족과 함께 이 집을 조금씩 조율해 가고 있다.
editor김소연
photographer김잔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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